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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드라마보고 감상평

드라마 '라켓소년단' 안 볼 사람만 읽을 것 (스포주의)

by 흑화한햄스터이올시다 2021. 8.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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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라켓소년단

첫인상

인터넷에서 '라켓소년단'의 존재는 처음 알았다.

뭐, PPL을 티내지만 재밌게 해서 좋다는 내용의 글이었다.

그리고 애들이 귀엽다는 말은 덤으로.

보니까 무슨 말인진 알겠더이다.

 

난 '라켓'이 테니스 라켓인 줄 알았다.

근데 그렇게 생각한 건 K씨도 마찬가지였던 듯 하다.

또 '소년단'이어서 왠지 방탄소년단이 떠올랐다.

방탄소년단의 인기에 묻어가는 느낌의 제목이라 사실 난 보고 싶은 마음 없었지만

역시 K씨가 시청해서 보게 됐다.

 

줄거리와 감상평

주인공 윤해강은 야구를 좋아했지만 가정 형편으로 해남으로 내려가게 되고... 배드민턴을 하게 된다.

사실 이게 1화 내용인데 너무 재미없어서 보기 싫었다.

K씨는 이미 10화 넘은 걸 먼저 보고 나서 1화부터 보는 사람이라

보는 내내 스포를 해줬다.

"어! 저 사람 나중에 같이 배드민턴 하던데 어쩌다 하게 됐지"

라든지

"어, 저 사람 내가 봤을 땐 같이 살던데 무슨 사이인거지"

라든지

근데 뭐 스포를 해도 별 상관 없었다. 언제든지 그만 볼 준비는 되어있었기에.

그렇게 재미없게 보고 있었는데 1화 다 끝나가니까 이제 좀 볼 만 했다.

아마 캐릭터성도 잡히고 익숙해져서 재밌어진 거 같긴 한데

윤해강이라는 캐릭터가 너무 철없게 느껴져서 

"쟤 또 저러네!" 나도 짜증내면서 봤다.

(배우는 잘못없지만)

 

윤해강은 뭐만 하면

"나 윤해강이야~" 라는 허세를 부렸고

처음에는 '또 시작이네' 싶어서 짜증났지만 계속 저러는 걸 보니 익숙해져버렸다.

이래서 처음 짜증난건 계속 보기 싫은게 보면 익숙해져서 강제로 스며들어져버린다 ㅡㅡ

그래도 난 다른 캐릭터가 더 좋다.

 

윤해강은 한세윤이라는 배드민턴 천재와 러브라인이 있는데.

클리셰적으로 처음에 사이가 안 좋았다가 서로 좋아하게 된다는~ 그런 뻔한.

윤해강이 먼저 한세윤한테 민폐끼치고 틱틱대서 난 정말 두 사람이 안 이어지길 바랬다.

사과도 바로 바로 안하고 "내가 뭐!" 같은 태도로 나오는 윤해강은

그 나이대(중학생) 남자애들을 대변할걸까.

그 철없음이 짜증났지만 (다른 애들은 남자애고 여자애고 다 어른스러움)

그렇다.. 그냥...

 

그리고 남자애들 얼굴이 중딩스럽지 않다는 건 덤이다.

그 용태인가 하는 애 빼고 다 고딩같아 보인다.

그래도 다행인 건 성인배우를 쓰지 않아보였다는 점이다.

유명배우들밖에 모르긴 하지만 초면인 배우들이 주를 이뤘고

젊은 청년 배우들, 신인 배우들을 쓴 거 같아서 그 점이 좋아보였다.

이런 시도는 공중파에서 안 할 텐데 SBS가 이런 짓을 다하네?

영상미 빼면 넷플릭스나 tvN 같은데서 방영했다고 생각할 만한 전반적인 느낌이었다.

 

영상미는 왜 빼냐면.

몰랐는데 피부보정이라고 해야할지 심하더라.

넷플릭스 드라마 하나 보다가 돌아오니까

영상도 너무 쨍하고. 너무 밝은 느낌...

배우들 피부가 너무 좋다 싶었는데 보정한게 눈에 보였다.

그 인위적인 느낌이 싫었다.

 

나머지 배우들에 대해 얘기를 해보자면

여자애들은 2명만 주연이어서 아쉬웠다. 다른 여자애들도 잠깐씩 나오지만 주연까지는 아니고.

애초에 '소년단'이라서 그런가보다.

그래도 캐릭터들 전부의 사연을 한 번씩 다뤄줘서 주인공에만 치중되지 않아서 좋았다.

또 그 나이대 애들 답게 화장기 없는 모습도 좋았다. 

특히 배드민턴에 올인한 한세윤이라는 캐릭터성에 맞게 입술 화장도 안 한 점이 드라마 몰입감을 높여줬다.

한솔이의 입술만 바른 화장은 그 나이대 애들의 최대 화장느낌이라 귀여웠다.

다른 드라마들은 아이들의 화장 정도가 성인여성 저리가라 수준이라 기묘했는데

보기 편했다.

특히 남자애들 옆에 있어도 얼굴들이 다 자연스러워서 더 보기 좋았다.

물론 선생님들은 남자 여자 붙여놓으면 기묘하긴 했다.

피부를 보정시켜놔서 그나마 상쇄되는 느낌일까.

남자애들도 화장은 안 한 거 같은데 필터 때문인지 입술이 빨갛게 보이는 현상은 있었다.

그리고 웬 다크서클이 진하게 보이는 현상도 있었다.

 

남자배우들을 더 얘기해보자면.

배드민턴 선수 이용대를 모티브로 한 듯한 용태, 제일 사투리가 심하다.

인스타 중독이라 했나 사투리가 광주 느낌인 윤담이

사투리 잘 안 쓰고 용태와 친한 우찬, 아빠가 민턴을 반대한다.

(난 항상 배드민턴을 배드민턴이라 불렀는데 여기서는 민턴이라 줄여 말한다. 약간 충격이었었다.)

그리고 반장... 인솔이. 부모가 빵빵하다. (역시 반대했지만 ok 해준 듯?)

 

할 말이 있는 건 용태와 윤담이에 대해서다.

용태녀석 너무 사투리가 심하다. 다른 애들은 (윤담이 빼고) 사투리 안 쓰는데 해남 애들 저렇게 사투리를 구사하는 애가 있나 싶을 정도로 심하다. 

제일 충격 먹은게 '형'이라고 안 하고 '성'이 부르는 거.

해강이성~ 하고 부르는데. 또는 성~ 하고.

저게 뭐야????

싶었다.

아니 아무리 시골이어도 다른애들은 안 저러는데 쟤만 저런다고?

보통 억양만 살아있지 저런다고???

심지어 자연인이라는 아빠가 한 번 나오는데

오히려 아빠가 사투리 덜 한다. (어색함)

용태 너무 사투리 구수한 건 알겠는데 너무 할머니 할아버지처럼 해서 그게 충격이었다.

실제로 저럴리 없다고 생각해서 몰입이 안 됐는데

(들을 때마다 쟤 사투리 진짜 심하네->그냥 캐릭터성으로 인정해버림)

 

문제는 윤담이었다.

윤담의 사투리는 확실히 전라도 사투린데.

왜인지 광주에서 듣는 사투리랑 비슷했다.

오히려 전남애들보다 광주애들이 사투리가 심하다는 생각을 하는데

딱 그 느낌?

물론 내가 해남애들이랑 말을 섞어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는데 그냥 느낌이 그랬다. 내 경험상

자연스럽고 몰입 잘 됐다. 그게 문제인거 같다.

 

언제 한 번 통화를 한 적이 있는데 

통화 상대방이 나보고 사투리가 심해졌다는 거다.

나는 인지하지 못했다.

라켓소년단 보면서 사투리가 '겁나' 늘어버린 거다. ㅡㅡ ㅠㅠ

뭐, 사투리가 흠은 아니고

오히려 공중파에서 해남 소재로 사투리 쓰는 배경으로 힐링물을 방영해줬고

항상 나오는 서울이 배경이 아니고, 시골애들이 놀러 가러 광주가는 현실을 너무 잘 반영해서

그건 정말 재밌고 공감도 되고 좋았는데. (시골애들이 드디어 공감할 수 있는 방영물이군)

덕분에 내가 사투리가 늘어버렸다.

억양은 물론이고 ~해부니까. ~하믄, ~안 하냐와 같은 사투리 어미까지 고대로 닮아왔다.

근 몇 년간 사투리 안 쓴다고 ~ 들었는데 이제 라켓소년단 몇 화만에 나는 사투리 구사 인간이 됐다.

ㅜㅜㅜㅜ

이거 쓰면서도 사투리로 어떻게 말하는지 내 귀에 들린다 ㅡㅡ;;;

 

유일하게 응원한 러브라인

윤담 한솔 얘네다.

처음부터 한솔이가 좋아하는 티 냈었고

윤담이도 인사 잘 받아주고

했던 모습을 보면서 풋풋하군... 귀엽다. 싶었다.

해강이 놈 처럼 틱틱대고 악연(까지는 아니지만)에서 이어지는 분위기가 아니어서

힐링되고 참 좋은 느낌.

근데 문제는 얘네들이 사귀는 과정을 못 봤다.

K씨가 보고 있길래 나도 같이 보니까 갑자기 둘이 사귄단다.

그래도 잘 돼서 다행이다.

분명 내가 마지막으로 봤을 때 한솔이가 차였다고 했었는데 말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짜증나고 어이없었던 부분.

해강이 아빠는 배드민턴 코치다.

그래서 자기 자식 민턴 가르치는데 따로 돈이 안 들고 유전도 있고 딱 좋은 그런 환경.

애들 생각해주고 애들과 친구같은 코치가 되려고 하는 사람이라 괜찮은 사람이지만.

애들이 경기 앞두고 있는데 전날 술 처먹고 늦게 일어나서 결국 경기장 이상한데 가서

애들 결국 경기 못치름.....

경기했어도 졌을거라면서 자기 잘못 변명하는 모습에 완전 분노했다.

애들이 그동한 노력한게 있을 텐데 기회 조차 못갖게 하고.

돈은 돈대로 날리고. 이게 뭐냐???

물론 나중에 깨달음을 얻고 다시는 그렇게 되지 않는다~로 넘어가지만

아니 애들이 성장하는건 그렇다쳐도

뭔 애들보다 두배로 나이먹은 사람이 이제야 성장을 하고 있으면 어떡하냐???

자신의 아내도 배드민턴 코치인데 그 사람은 능력있고 멋있는데 

그런건 안 배우고 뭐하는거냐.

애들 성장기에 나이 먹을대로 먹고 완성형이어야 할 코치의 성장기를 보고 있자니 짜증이--

그것도 경기 시간 늦어서 ... 전 날에 술 먹어... 애들이 얼른 가야하는 거 아니냐는데 느긋해...

사람이 실수를 할 수 있다곤 생각하지만

저건 진짜 고의라고 해도 될 수준이다.

아무튼 이 에피소드가 제일 화가 났다.

 

나는 민턴 관련 얘기만 했지만

해남에 온 도시 사람 얘기, 그들과 어울려 노는 얘기, 갈등상황이 생기고 해결 등 다양한 에피소드들 있다.

은근 힐링되고 재밌고... 

그렇다고 너무 뻔하게 신파극으로 흐르지 않았다.

억지 감동을 일으키지 않고 넘어가는 에피소드들도 있는데 그 점이 좋았다.

(물론 감동을 주는 에피소드도 역시 있긴 함. 물론 맘에 안드는 에피소드도 있음)

한 에피소드에서 해강이 동생이 너무 외롭겠다며 놀아주는 내용이 있는데

동생 영화보여준다고 집에서 틀어주고, 뷔페 먹인다고 집에서 과자 뷔페하고.

근데 정작 동생은 엄청 기뻐하기 보다는 나중에 나는 영화관가서 보고, 신라호텔가서 보고 싶었다~

라는 점이 현실감있고 더 반전있어서 재밌었다.

 

제일 현실적이었던 부분, 칭찬해주고 싶은 내용은.

애들이 매일 - 휴대폰만 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요즘 애들 휴대폰 없이 못 사는 거 잘 녹여냈다.

애들이 모이면 같이 모여서 게임하고 휴대폰 하고 있다.

아마 갤럭시 신기종 광고일텐데 

그 나이대 (요즘은 나이 불문 다 폰 하지만) 애들의 모습을 제일 잘 표현했다.

모여있어도 휴대폰하고 와이파이 없으면 못 살고.

 

작가진이 누군지 모르겠는데 재밌게 잘 봤고.

서울이 배경이 아니라 시골이 배경이라 영상미도 예쁘고 좋았다.

또 이를 타자화해서 내용을 전개하지 않고 사람간의 정, 어우러짐을 주제로 한 거 같아

편안하게 재밌게 볼 수 있었다.

나도 어느정도는 시골출신이라 더 공감하며 재밌게 본 거 같다.

 

 

결론

나는 이거 쓰면 욕만 주구장창 쓸 줄 알았는데

쓰면서... 생각보다 내가 재밌게 봤단 걸 깨달았다. (나... 생각보다 과몰입했구나...)

라켓소년단, 한국드라마 안 좋아하는 나도 적당히 재밌게 봤다.

심지어 마지막화는 SBS 본방송으로 봤는데 많이 정들었나 보다.

힐링물, 소소하게 재밌는거 보고 싶으면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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