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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드라마보고 감상평

드라마 '무브 투 헤븐' 별로였던 사람만 읽을 것 (스포주의)

by 흑화한햄스터이올시다 2021. 8.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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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무브 투 헤븐

첫인상

이 드라마도 K씨가 보기 전에 이미 존재를 알고 있었다.

아마 어떤 인터넷 글 이었던 거 같은데 유품정리사들의 얘기로 

매화 감동적인 내용으로 이뤄졌다고 했다.

그리고 억지 감동스러운 내용도 어느정돈 있단 말을 들었다

소재는 흥미로웠지만 딱히 볼 생각은 없었다.

근데 역시 K씨가 보고 싶다고 보았다.

덤으로 윤해강이 나온다고 하길래

나도 '오잉?' 신기해서 중간 몇 화만 옆에서 봤다.

 

줄거리와 감상평

매 편마다 누군가 죽고 그 유품을 정리하는 얘기로 이루어져 있는데

유품을 정리하면서 숨겨졌던 비밀을 알게 되고 그런다.

나오는 인물은 시그널에 나왔던 주인공. (갑자기 이름 생각이 안 남)

과 라켓소년단 윤해강이 나온다. (라켓소년단을 먼저 찍었나 이걸 먼저 찍었나)

윤해강은 한그루 라는 이름으로 나오는데

뭔가 보통 애들과는 좀 다르다.

기억력이 엄청 좋지만 약간 자기 세계에 빠져있는 자폐증?

그, 옛날에 주원이 연기했던 천재 의사지만 말 더듬고 계속 반복하던 그런 느낌.

용어가 기억은 잘 안 나는데 아무튼 서번트 증후군? 뭐 그런거로 보인다.

 

아, 이름이 생각났다.

이제훈도 나오는데 비주얼이 참... 수염도 덥수룩하고 머리도 이상하게 길지도 짧지도 않게 길러놨다.

그런 이제훈 보고 한그루는 지저분하고 더럽고 짜증내는 성격의 소유자라고 표현하는데 그게 웃겼다.

이제훈 하는 행동보면 말로는 툴툴거리면서 챙겨주는 스타일.

복싱을 배웠던 거 같은데 어둠의 싸움을 하면서 한탕 돈 버는 느낌이었다.

(제대로 안 봐서 왜 하는지 모름)

어둠의 싸움은 약간 인간버전 투견 같은 느낌인데

저런걸 왜 하지... 싶었다.

나중에는 지가 일진들한테 구해준 어떤 남학생한테 복싱 가르쳐주게 되는데

걔랑도 거기서 붙었다가 걔 죽는다.

그리고 이제훈은 살인자라는 얘기를 듣는데

나는 제대로 드라마를 안 봐서 K씨한테 물어봤다. 뭔 상황이냐고.

K씨는 이제훈이 사람죽여서 감옥갔었단다.

난 좀 어이없던게 저 어둠의 싸움은 분명 불법아닌가. 딱 봐도 뭔가 도박도 겸할 거 같고 조작도 할 거 같고.

또 보호장구도 안 껴서 위험해보이는데.

그러면 거기서 누구 하나 죽으면 은폐하기 급급할 텐데 어케 살인죄가 적용됐지? 싶은 ...

아니면 거기 누구 죽으면 이제 그거 폐쇄되고 주인공도 강제로 손 떼져야 할텐데 왜 계속 거기에 묶여있지?

아무튼 이해 안 되는 점이 많았다.

그리고 그 부분은 너무 시리어스한 지점들이 많아서 짜증나기만 하고 

차라리 한그루가 자기식대로 솔직하게 말하는 부분이 재밌었다.

 

한그루를 연기한 배우에 대해 좀 얘기하자면

연기를 참 잘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윤해강이랑 한그루 두 인물이 매우 다른데 그 인물에 쏙 맞게 위화감없이 연기한다.

얼마나 젊으신 진 잘 모르겠는데 벌써 두 번이상은 주연 한 듯 하시니 잘 되실듯.

 

그리고 넷플릭스는 확실히 영상이 영화 느낌의 칙칙하고 어두운 느낌이 있다.

SBS 라켓소년단은 너무 화사하고 뽀얗고 보정이 너무 심하고 쨍-한 느낌이었는데

무브투헤븐은 착, 가라앉고 차분하고 자연스러웠다. 사람들 얼굴의 피부 모공이 다 보이긴 했는데

그런 점이 자연스러워 보여서 좋았다.

오히려 이걸 봐버려서 라켓소년단 피부보정이 엄청 심각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윤해강이랑 한그루가 왜이렇게 다른 인물처럼 보이나 했는데

영상의 보정이 한 몫 한 거 같다.

윤해강은 얼굴이 뽀~얀데, 한그루는 얼굴이 더 어둡고 피부도 평범(그렇게 좋지도 그렇네 나쁘지도 않음)하다. 하지만 한그루 쪽이 더 현실감있고 자연스러워서 보기는 더 좋았다.

(한그루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배우들 얼굴이 자연스러워 보였다. 훨씬!)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사실 여기 나오는 에피소드들 좋았던 건 생각도 안 난다.

그냥 한그루가 표현하는 방식이 웃기다고 느낀 점 정도? 솔직한 모습이 재밌었다. 그나마 힐링되는 부분이었다.

짜증나는 부분들은 엄청 많았다.

한그루가 따라오지 말라고 하는데 굳이굳이 따라가게 해서 이제훈이 어렸을 때 형한테 버려진게 아니었다는 사연을 알게 되는 거.

이게 뭐냐 진짜 억지 감동 만들어내려고 별별짓을 다한다. 싶은 느낌이었다.

못 찾은 동생을 기리기 위해서 인지 매년 정해진 코스로 아빠랑 놀았다는 한그루.

놀이동산 가고, 여러 군데 음식점 가고, 그리고 마지막으로 기차역.

사흘을 형 기다리던 이제훈의 어린시절 짠하긴 한데.

거기에 악받혀서 형이 지 면회 왔는데도 한 번도 안 가서 결국 형은 나중에 죽는다.(자연사인가? 모름)

한그루를 따라가보니 사실 자기가 어렸을 때 형한테 나이키 갖고 싶다고 했는데

그거 사주려 '삼풍백화점'갔다가 형이 사고 나서 자기 못 찾으러 온 거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갑자기 다큐멘터리인줄...

내가 이 드라마 보다가 삼풍백화점 나올 줄 상상이냐 했냐고...

삼풍백화점 참사 맞고 슬픈 일은 맞지만 갑자기 가상의 공간 드라마와 현실 진짜 사건이랑 이어지는데.

그냥 그 순간 "????????????" 싶었다.

아무리 억지 감동을 이끌으려고 해도 이게 말이 되냐, 서사도 없이 마구 갖다 붙이면 되는거냐.

아무런 복선 없이 갑자기 삼풍 백화점이 나오는게 뭐냐.

그냥 짜증만 솟구쳤다.

가상의 공간에서 현실의 사건을 '고대로' 끄집어 내서 

형이 못 온 사유에 대한 '근거'로 쓰는데 '복선'도 없이 그냥 갖다 붙혔다.

복선 있었을 수도 있는데 내가 본 내용에선 못 봤다. 만약 있었으면 할 말 없지만.

아무튼 짜증만 났다. 요즘 버전으로 하면 삼풍백화점을 세월호 사건으로 대입되는 거 아닌가.

 

다른 드라마 5월의 청춘인가, 그거는 이미 제목부터 해서 시대배경까지 518이 연상되도록 만들어놔서 복선도 충분히 깔고 마음의 준비까지 하고 볼 수 있는데 무브투헤븐의 이 에피소드는...

나로서는 이해할 수 없다.

또 형은 그 동생을 위해 매 년 나이키 신발 선물을 차곡차곡 모아놓고.

뭐 그런 사람 있을 수 있지만. 

시청자한테 '울어라!!!' 하면서 각종 소품과 연출을 때려 박은 느낌이었다.

뭐, 이제훈은 펑펑 울더라.

아무튼 나와 달리 1화부터 꾸준히 봤을 K씨도 삼풍백화점 보면서 '이건 좀...' 이런 반응을 보면 

전혀 예상도 못했던 거 같고. 연출의 실패라고 생각한다.

물론 '사고'는 '사고납니다~'라고 오는 건 아니어서 그런 의미로 연출했다고 하면 할 말 없지만.

그런걸 의미로 하려면 이런 사건에다가 연출하지 않았으면 더 나았을 걸, 생각한다.

(너무 자극적인 거만 때려 박아 만들어놔서 너무 거부감이 든다.)

 

아, 딱 하나 좋았던거.

소품중에 자기 동생을 찾는 전단지가 나온다.

거기에 뭐라 적혀있더라, '우리 동생을 찾습니다' 였나? 라고 적어놓고 이제훈을 찾던 전단지를 발견한다.

겁나 많이 있었는데.

한그루가 삼촌(이제훈)이 집나간 적이 있어서 그거 찾겠다고 전단지 붙인적이있었다.

그때 '집나간 삼촌을 찾습니다'라고 적어 놨었는데 그거랑 하는 행동도 비슷하고 전단지 문구도 비슷해서

야, 디테일하게 잘 했네. 유전인가?(유전이 아니어도 보고 배운거니 학습...)싶더라.

아무튼 전단지 정도만 했어도 충분히 서글펐을텐데 나머지 것들은 너무 오바하는 거처럼 느껴졌다.

물론 나는 가족을 잃어본 적이 없어 그런 마음을 감히 상상도 못하겠지만.

만약 그렇게 되면 저 에피소드를 이해할까.

 

또 이게 뭐냐 싶었던 에피소드 2

매튜그린인가 나오는 내용.

이거 에피소드의 주제랄지 그런거 자체는 좋았는데

여기서 미혼모에게 보이는 캐릭터들의 태도가 별로였다.

매튜는 한국에서 태어났는데 버려져서 외국으로 가게 된다.

근데 파양돼서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지만 자신이 있을 곳은 없다.

결국 기저 질환인 심장병으로 사망한다.

한국에 왔었을 때 자기기 친모를 찾으려 하지만 

자신을 보기 거부하여 결국 만나지 못한다.

유품 관리사인 이제훈네는 당연히 매튜의 유품을 정리하게 되고 

이 사연을 알게되고는 친모를 나쁜 사람이라 욕한다.

비정하다는지, 어떻게 사람이 그러냐라는지.

한그루는 딱히 아무말 없었던 거 같은데, 이제훈이랑 한그루 친구 둘이서 분노하더라.

한그루는 그저 유품을 전달해야합니다 이러고 있고.

 

여기서 왜 친모가 욕을 먹어야하는지 이해가 안 됐다.

그 아이가 어떻게 태어났는지는 친모만 알텐데

성범죄로 일어나 태어나게 된 아이일 수도 있어 친모 입장에선 괴로울 수도 있는데

솔직히 낙태 안 시키고 태어나게 한 것으로도 대단한거 아닌가?

(어찌보면 책임 못 질거면 세포상태일 때 없애는게 이상적이나 몸에 무리가 가는 방식이긴 하지... 낳는 것도 마찬가지지만)

미혼모의 입장에 어린 나이에 낳았다는 설정이었던거 같은데. (아닐 수 있음)

태어나 버림 받고 또 파양받은 입장도 정말 슬프고 안타까운 건 맞지만

그 책임과 탓을 친모 탓으로만 돌리는건 아니지 않나.

심지어 애를 혼자 낳나 둘이서 낳지. 

거기에 친부의 얘기는 쏙 빠져있다. 누가 보면 여자 혼자 자연 임신해서 애 낳는줄 알겠다.

아무튼, 에피소드 내용은 친모인 줄 알았던 아나운서가 사실은 위탁가정의 딸로 밝혀지게 된다.

잠깐 기르고 애정을 줬던 사람으로서 대신 엄청 슬퍼해주고 그 유품을 가지고 가게 된다.

 

나는 항상 드라마를 보면서 길러준 부모가 있는데도 친부모 찾겠다는 자식들이 이해가 안 됐다.

이 드라마에선 길러준 부모도 없으니 궁금해하는게 맞긴 하다만.

아무튼 그 뿌리를 궁금할 수 있긴 한데 만약 길러준 부모한테 충분한 사랑을 받고 잘 자랐다면

친부모가 궁금해질수는 있어도 '사랑'하진 않을 거 같다.

그래서 이 에피소드에서 좋았던 점은 그 유품이 친모가 아닌 '사랑'을 줬던 아나운서에게 갔다는 점. 

결국 그렇기에 엄마라고도 일컬어질 수 있다는 점.

그게 좋았다.

현실은 친부모여도 자식 때리고 그러는 경우 많다. 꼭 양부모가 때리라는 법은 없다.

 그래서 '사랑'을 주는 사람이 진정한 부모(계속 부모라 썼지만 양육자나 보호자로 대체가능)라 할 수 있다고 표현한 점, 그건 좋았다.

뭐 친모 욕하는 것도 어쩌면 그게 우리 현실을 그대로 나타내 표현한지도 모르겠다.

누가 친부를 욕하나. 거의 아무 말도 없지. 

갑자기 든 생각인데 동남아에 성매매하러간 남자들의 자식들을 코피노라 했나. 그냥 튄 남자들의 자식인가.

이런 사회문제도 잘 해결되지 않는 현실을 생각하면 태어난 아이들이 상처 받을 일이 많아 슬프다.

 

이런거 생각하면 못 태어난 아이들을 태어나게 하려는 노력보다

태어난 아이들이 다치지 않고 죽지 않고 잘 살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 잘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우리나라 사망원인 중 자살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데 그거라도 줄이는게 시급하지,

그게 해결되지 않은 상태로 아이들이 태어나는데에만 노력하면 밑빠진 독에 물 붓기랑 뭐가 다른가 싶다.

어쩌다 보니 머리 아픈 사회얘기로 넘어왔는데

이래서 그냥 힐링물만 보고 싶다. (힐링물만 봐도 사회얘기로 과연 안 넘어갈까?...)

 

 

결론

아유 또 어쩌다보니 내용이 길어졌다.

사실 이 드라마야 말로 이전에 봤던 드라마들 (자백, 라켓소년단)과 달리 몇 화 안 본 상태로 쓴 거라

이 글을 읽으시고는

'뭐야, 알지도 못하면서 지껄였네. ~건 ~때문에 그런건데.' 할 수 있다.

주관적인 생각이고 느낀점인 거 감안해서 봐주시길. (너무 욕만 쓴거 같아서 후환이 두려운...ㅋㅋㅋ)

 

그래도 '유품정리사'라는 눈에 띄지 않은 직업을 조명하여

자연스러운 영상미와 함께 입양가족들의 이야기, 죽음 이후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 유품을 통해 비밀을 파헤치고 사건(오해, 범죄 등)해결 등을 다룬 점은 신선하고 좋았다.

K씨는 유품정리사 관련 책을 읽고 본 드라마에 관심을 가졌다는데

오히려 나는 이 책이 더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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